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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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Productive]겨울, 생산성 저하잡설 2023. 10. 11. 21:58
의욕 넘치게 갓생을 살아보고자 했던 것이 얼마 전인데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가 성장의 의욕을 갉아먹었다. 겨울은 세상 만물이 움추러드는 시기다. 성장보다는 안정과 현상유지가 선호된다. 이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예외가 아닌데 추운 날은 씻고 일은 커녕 욕실문 밖으로 나가기조차 싫어진다. 고등학생 시절 담임선생님은 엎어져 자는 친구들을 깨우며 뭘 해도 좋으니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하셨다. 무려 10년 전에 요즘 유행하는 'Productive' 란 단어를 즐겨 쓰셨으니 그땐 몰랐지만 정말 앞서가는 선생님이셨다. '그만 자고 생산적인 일을 하세요 하세요 하세요~~~오' 퇴근하고 졸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좋은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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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볶이]가소로운 나의 다짐과 라볶이잡설 2023. 10. 7. 01:25
떡볶이도 아니야 라면은 더욱 아니지.. 내 나른한 오후에겐 라볶이가 어울려 음 한입에 쏙 들어갈 때에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나를 사랑하게 될꺼야 호이호이 수많은 표정들의 라볶이 내맘을 대신 전하고 있어 아직도 모르겠니 떡볶이도 아니야 라면은 더욱 아니지 내 나른한 오후에는 라볶이가 어울려 she loves chou don't you hear 라볶이가 말하잖니 넌 사랑을 할꺼야 한번만 진심으로 날 대하면 you gonna hear 넌 사랑맛 볼거야 show loves chou~ Chocolate (초콜릿) - 타루 ps: 제목은 본문과 전혀 관련 없는 '가나다라' 로 지은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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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당신은 지금 갈증이 난다잡설 2023. 10. 6. 21:43
여름방학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다. '여름휴가' 도 가슴 설레이긴 하지만 '여름방학 - Summer Vacation' 에 비하면 한참 못하다. 여름휴가는 녹음이 짙은 여름이라면 여름방학은 연두색 어린 잎의 히사이시조의 여름이랄까? 당신의 마지막 여름방학은 언제였는가? 아마 대부분은 돈을 찾느라 혹은 버느라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제끼는 여름 유리잔 속의 얼음이 잘그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 때 생각을 해본다. Ref: 무한도전 -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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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남이 읽는 글 그리고 내가 쓰고 싶은 글잡설 2023. 10. 5. 02:17
남이 읽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검색엔진을 이용할 때 보통 정보성 글을 검색한다. 'ㅇㅇ회사 연봉' 이런걸 검색하지 '퇴근후 오늘의 일기' 이런걸 굳이 검색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조회수에 관심이 없으니까 오늘의 일기를 써야겠다. 선임으로 부터 30분 일찍 출근해야 하지만 칼퇴근하고(칼퇴가 맞나?) 월급이 안밀린다는 장점을 듣고 나는 입사와 동시에 이직준비를 시작한다. 앞으로 정말 갓생을 살아보겠다 다짐 또 다짐했다.. 인생은 정말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다. 이 노래를 나에게 바친다. GOD - 촛불하나 싸울텐가 포기할텐가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고 말텐가 세상 앞에 고개 숙이지마라 기죽지 마라 그리고 우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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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하늘과 가장 가까운 달동네 옥탑방잡설 2023. 9. 27. 00:23
열대야가 기승이던 한여름 밤 기타를 매고 가로등 밝힌 언덕을 올라간다. 양손의 비닐봉투에는 소주병이 가득하다. 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을 지나 5분만 더 올라가면 금방이다. 옥상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걸 보니 이미 친구녀석들이 와서 삼겹살을 굽고 있나 보다. 방 열쇠는 옥상 올라가다 보이는 첫 번째 화분 밑에 있어서 누구나 쉽게 열수 있다. '여 왔냐? 왔으면 와서 상추 좀 뜯어라' 상추는 옥상 스티로폼 화분에서 키우고 있다. '집주인도 없는데 니들은 뭐 하고 있냐?' '우리끼리 니 생일파티 하고 있었지' ㅋㅋㅋㅋ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한가득이다.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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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e Heart]용기있는 사람잡설 2023. 9. 24. 22:04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까? 믿음, 소망, 사랑 중요한 가치는 세상에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는 용기가 아닌가 싶다. 용기는 언제나 주인공의 상징이다. 유년시절 보았던 만화 디지몬 어드벤처 주인공의 상징은 용기의 문장이었고 이어서 방영된 파워디지몬 주인공의 상징은 용기의 캡슐이었다. 용기는 눈부시게 찬란한 색깔을 가졌다. 기적과 비슷하면서 좀 더 흔하다. 기적은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울 정도지만 용기는 가끔씩 일상에서 발견된다. 용기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빛날 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삶의 용기를 준다. 나도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용기있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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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살이]타지살이 그 외로움에 대하여잡설 2023. 9. 21. 22:56
짧지만 타지에 일자리를 잡고 무연고지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 가을~겨울이었는데 거리는 유달리 쓸쓸했다. 회사에서 집까지는 항상 걸어다녔다. 약 30분 거리였는데 정말 생각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매일 혼자 저녁을 먹고 매일 카페로가 문 닫을 때까지 공부했다. 금요일은 다음날 회사를 안간다는 생각에 행복했고 토요일은 불안했고 일요일은 아침부터 우울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현재 상황 결국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해리포터 구절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끝에서 열린다.' 도망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끝이 아니더라.. 부숴질 것 같으면 도망쳐라 ps: 추천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영화To Each His Own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