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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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하늘과 가장 가까운 달동네 옥탑방잡설 2023. 9. 27. 00:23
열대야가 기승이던 한여름 밤 기타를 매고 가로등 밝힌 언덕을 올라간다. 양손의 비닐봉투에는 소주병이 가득하다. 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을 지나 5분만 더 올라가면 금방이다. 옥상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걸 보니 이미 친구녀석들이 와서 삼겹살을 굽고 있나 보다. 방 열쇠는 옥상 올라가다 보이는 첫 번째 화분 밑에 있어서 누구나 쉽게 열수 있다. '여 왔냐? 왔으면 와서 상추 좀 뜯어라' 상추는 옥상 스티로폼 화분에서 키우고 있다. '집주인도 없는데 니들은 뭐 하고 있냐?' '우리끼리 니 생일파티 하고 있었지' ㅋㅋㅋㅋ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한가득이다. 청춘이었다.